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적으로 들이닥친 경기 불황과 인플레이션으로 투자 시장은 더없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자금이 있더라도 낮아진 예금 금리때문에 전통적인 금융서비스에만 온전히 의존하기에도 아쉬움이 많아졌죠. 그 사이 사용자들은 비트코인 등의 암호화폐 사용을 접하면서 직접 자산을 관리하는 재미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디파이(DeFi, 탈중앙화 금융)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시기를 수호아이오는 기회로 삼았습니다. 기존에 다양한 기업, 서비스에 제공했던 블록체인 보안 솔루션 경험을 발판삼아 만든 자체 개발 프로덕트를 통해 디파이 시장에 뛰어 들었죠. 고도화된 기술은 이미 업계에서도 인정받아 초기 투자에 이어 투자혹한기로 접어들던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연이어 투자 유치에 성공했습니다. 지난해 12월 추가 투자 유치로 누적 투자액 100억을 달성했죠.

불안정한 시기에 ‘수호다움’을 공감하며 똘똘 뭉친 디파이 프로덕트팀은 앞으로의 금융 서비스를 바라보며 새로운 미래를 그리고 있습니다. ‘가까운 미래에 디파이 서비스가 대세가 될 것’이라며 블록체인 생태계의 ‘개척자’로서의 다부진 자신감을 보이고 있어요. 그 안에서 보다 친절한 서비스로 유저에게 다가가기 위해 고민하고 있는 프로덕트 디자이너 샘송님과 팀 리드 디지님을 만나봤습니다.

샘송 (Product Designer)

Q. 앞선 인터뷰 콘텐츠에서 디파이 관련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습니다만, 현재 소속된 팀에서 하는 업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먼저 부탁드릴게요.

디지 : 한마디로 말하면, ‘블록체인 위에 차세대 금융’을 구현하는 팀입니다. 현실 세계의 금융 상품을 블록체인에서 재해석하고 탈중앙화 금융상품의 매스어답션을 앞당기는 일을 하고 있어요. 이러한 디파이 상품들이 만들어지기 위해선, 블록체인 개발 기술 뿐만 아니라 Tokenomics, 금융, 법과 규제, 브랜딩 등에 대한 수준 높은 이해가 필요해요. 매일 새로운 것을 접하고 익히고 공유해야 따라갈 수 있어요. 블록체인 자산의 투자를 돕는 KLEVA, 자산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옮겨주거나 교환해주는 DeFi Package 등이 이러한 노력의 일환입니다. 앞으로는 더욱더 공격적으로, 적극적으로 시도해보고 싶어요.


Q. 기존에도 블록체인 분야에서 업무했던 경험이 있나요?

샘송 : 아니요. 수호에서 처음 블록체인을 접했습니다. 그래서 이 분야에 녹아들기 위해 블록체인 업계의 특징 중 하나인 ‘커뮤니티’를 살펴 보는 것에 집중했었는데요. 블록체인 커뮤니티는 진입 장벽이 다소 높아서 적응하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유저들이 디스코드나 트위터 등 폐쇄성이 있는 채널을 이용해서 대화가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 안에서  사용되는 업계 용어부터 파악해가며 업무에 녹이려고 했고 처음에는 부침을 겪기도 했죠. 기술적인 측면에 있어서는 여전히 온보딩(on-boarding) 과정에 놓여있다고 볼 수 있겠네요. (웃음)

디지 : 저도 수호에서 처음으로 블록체인을 접했어요. 초기엔 블록체인의 비즈니스 모델과 기술 메커니즘이 낯설게 느껴졌죠.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합리성과 정당성에 집착하는 시스템이라 그랬던 것 같아요. 블록체인은 정교한 복선들의 집합체라고 생각해요. 알면 알수록 아귀가 맞아 떨어지는 점이 재미있게 느껴졌고, 덕분에 빠르게 몰입하고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Q. 샘송님은 프로덕트 디자이너로서 다른 회사 프로덕트 디자이너들과 업무의 차이점을 느낀 것이 있을까요?

샘송 : 저희가 다루는 도메인이 유저 친화적이라기보다는 기술 중심적이라는 점을 느꼈어요. 다른 Web2 도메인에 비해서요. 아직까지는 다수에게 통용될 수 있도록 돕는 것보다는 좀 더 매니아적인 요소, 전문적인 요소가 가미된 소수를 위한 도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특징이 디자이너로서 조금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Q. 좀 더 구체적인 예를 들어서 설명해 주신다면요? 디자이너의 숙명이라 여겨지는 ‘시각적인 것으로 최대한의 이해를 끌어 모아야 하는 점’ 이 부분에서 어려운 점이 있다는 것일까요?

샘송 : 토스(toss)를 예로 들어 볼게요. 토스는 우리가 돈을 이체 받거나, 이체하는 행위 자체를 온라인에서 보다 손쉬운 방법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해 놨잖아요. 이렇게 다수에게 편리함을 제공하는 서비스와는 달리, 저희는 이미 암호화폐에 대한 지식을 두텁게 갖고 있는 유저들을 주 고객측으로 바라보고 있어요. 또 단순한 송금 등의 업무가 아닌 더욱 효과적인 수익을 이끌어내줄 수 있게끔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야 해요. 여기서 디자이너로서 딜레마에 빠질 수 있어요.  유저 친화적인 관점에서 쉽게 풀어가려고 하다보면 ‘이것이 과연 최적의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는 설계인가’라는 의구심이 또 들기도 하니까요.


Q. 업무에서의 딜레마는 어떻게 해결해나가고 있나요?


샘송 : 우선순위를 설정하려고 해요. 제일 중요한 우선 순위는 회사가 설정한 목표에 부합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의 시장 상황에서 수호가 영역을 더 넓혀 나가기 위해서는 빠르게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성공 사례를 만들어야 하는데요. 따라서 현재로선 기존의 블록체인 유저들을 타겟팅해서 전문성이 높은 제품을 만드는 데 초점을 두어야 하는 거죠. 영역을 점차 확장해나감에 따라 향후에는 다양한 유저를 포용하기 위해 훨씬 더 많은,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지금의 과정을 통해 저도 많이 경험하고 성장하고 있고, 이 과정이 궁극적으로 대중적인 디파이 서비스를 만들 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거라고 생각해요.

Q.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블록체인 분야에 지금도 적응 중이라고 했는데, 좀 더 거리를 좁히게 된 경험이 있을까요?

샘송 : 팀에서 초반에 스터디를 했었어요. 저는 당시 어찌보면 기술적 이해도가 많이 낮은 상태여서 발표를 하기에 민망한 수준이었는데요. 그래도 디자이너로서 프로덕트 디자인적인 관점으로 디파이 서비스를 분석해서 공유한 적이 있어요. 이때 스터디를 통해 직접 공부하고 다른 팀원들과 도움을 주고 받았던 경험이 정말 좋았던 것 같아요. (샘송님이 스터디에서 공유한 유니스왑과 클레이스왑의 UI/UX 비교 궁금하다면?)

디지 : 몰입해서 서비스를 만들던 순간부터 블록체인과 친해질 수 있었어요. 특히나 첫 디파이 서비스인 KLEVA를 런칭한 직후, 유저들이 실제 자금을 예치했을 때 가장 뿌듯했어요. 유저들의 투자금이 빠르게 쌓여가는 걸 보니 재밌고 스릴 넘치더라고요.

Q. 수호아이오가 그리는 ‘모두를 위한 블록체인 금융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계속 프로덕트를 고도화해나가고 있는 거잖아요. 그렇다면 두 분이 생각하는 ‘좋은 디파이 서비스’란 무엇일까요?

샘송 : 프로덕트 디자이너로서 지향하는 바를 말씀드리면요. 유저에게 효율적인 수익을 가져다주는 것은 당연하고 ‘친절한 서비스’가 곧 좋은 디파이 서비스인 것 같아요. 우리가 서비스나 사이트를 이용하다 보면 ‘도움말’ 같이 물음표 아이콘이 있잖아요. 편리한 사용을 위한 부연 설명을 넣어놓은 장치인데 그런 것이 최대한 ‘없는’ 서비스였으면 해요. 예전에 스테이킹팀 크리스가 했던 말처럼 ‘원숭이가 써도 이해하고 쓸 수 있는 서비스’ 였으면 하죠. 저희의 프로덕트가 더 많이 상용화가 돼야 그 단계까지 이뤄나갈 수 있을거라 생각하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디지 : 저는 좀 더 설계적인 측면에서 답을 찾고 싶어요. 그런 면에서 ‘프로토콜에 참여하는 마지막 사람도 앞선 참여자와 동등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시스템’을 지향해요.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 건 당연해요. 하지만 조금 늦게 왔다고 해서 막대한 손해를 보는 건 납득할 수 없어요. 여기서 동등한 혜택이란, 합당한 자격에 가까워요. 각자가 생태계에 기여한 정도에 따라 권리와 이익을 올바르게 가져갈 수 있는 기준을 세우고 싶습니다.

디지 (DeFi Product Team Lead)

Q. 아직 디파이 서비스를 한 번도 이용한 적 없는 사람들도 있어요. 그런데 일반 금융 상품과 달리 디파이 서비스를 써봐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디지 : 우선 수익률 관점에서 생각해보면요. 우리가 쉽게 접하는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제공하는 상품들보다 수익률이 나은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블록체인’이라고 하면 무조건 위험한 상품이라고 생각하잖아요? 이런 선입견 때문에 좋은 기회를 잃을 수도 있는 거죠. 가까운 미래에는 탈중앙화 금융상품, 아니면 또 다른 생소한 시스템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봐요. 그때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미리 접해볼 필요가 있겠죠?

Q. 여러 구성원들을 통해 수호아이오에서 일하며 느끼는 ‘수호다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어요. ‘수호다움’은 왜 이토록 중요할까요?

디지 : 블록체인 시장이 불안정성이 높잖아요. 최근 일어난 여러 사건 사고로 인해 불안감도 많이 형성돼있고요. 이런 시장 속에서 수호가 잘 헤쳐나가려면 중심을 잡아주는 기준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기준에 공감하는 마음이 모여서 우리가 한 마음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믿어요.


수호아이오에서 다음 세대 금융을 만들어나가는 사람들
[인터뷰] 수호아이오 DeFi Product팀 샘송님, 디지님
인터뷰 출처 - 잡플래닛
Interview 시리즈 모아보기
업무하다가 마사지 받는 회사
핀테크 회사 대표가 된 개발자
Security Researcher를 소개합니다
수호가 걸어온 길, 그리고 미래
블록체인 스테이킹 서비스를 개발합니다
Web3를 이끄는 커뮤니티 매니저, CS팀을 만나다
수호의 크고 작은 문제들을 해결합니다
다음 세대의 금융을 만들어 나가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