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과 2004년 사이, Tim Berners-Lee는 전 세계에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개방되고 분산된 방식의 프로토콜 ‘WWW’를 만들었습니다. 현재 Web1라고 불리는 이 시스템은 당시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지만, 유저가 콘텐츠를 읽을 수만 있고 직접 생산할 수 없다는 한계를 갖고 있었습니다. 반면, 2004년 Web2가 등장하면서 유저들은 Youtube, Twitter 그리고 Instagram 등의 SNS에서 무수히 많은 콘텐츠를 직접 만들어 내기 시작했죠.
그로부터 10년 뒤인 2014년, 이번에는 Web3라는 개념이 세상에 등장하게 됩니다. Web3는 읽기, 쓰기, 그리고 소유가 가능한 프로토콜입니다. 소수의 기업이 정보를 독점하고 관리하는 Web2의 한계를 넘어서겠다는 비전을 품고 있죠. Web3 유저들은 콘텐츠 생산자로서 콘텐츠에 대한 소유권을 갖고 수익을 분배받으며, 중앙 기관에 의존하지 않고서도 거래와 계약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Web3 인프라 구축에 가장 중심이 되는 기술이 바로 ‘블록체인’입니다.
Web3는 아직 진화하고 있는 단계이고 많은 이들에게 낯선 개념입니다. 수호 안에도 입사 전까지는 Web3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팀원들이 있습니다. 수호에서 블록체인의 시작부터 배워나가는 팀원이 있는가 하면, 블록체인 초창기부터 빠르게 기술에 적응했던 팀원도 있죠. 하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시장 상황과 계속해서 생겨나는 새로운 기술 속에서 ‘언제 입문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변화를 빠르게 캐치하는 능력과 꾸준한 관심이 이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요.
이번 포스팅에선 수호아이오에서 처음 블록체인에 입문한 뉴비 Jacob & Chacha, 그리고 블록체인 N년차 Ribi & Daniel과 함께 Web3에 대한 생각을 나눠 보았습니다. 아직 정립되지 않은 블록체인 씬에서 수호자들은 어떻게 정답을 찾아나가고 있는지 함께 보실까요?




Q. Web3에 입문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Jacob, Blockchain Core Engineer
저는 원래 반도체 회로 설계를 하고 있었어요. 반도체 산업은 블록체인에 비해 훨씬 성숙한 산업이고 ‘잘하는 걸 더 잘하게’ 하는 것이 중요했죠. 그러다 블록체인 투자 쪽으로 관심이 생겼는데, 투자를 하다보니 아직 블록체인 산업에서는 빌더들이 미성숙한 부분이 많은 것 같더라고요. 제가 직접 참여해서 빌딩 하면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죠. 완전히 새로운 분야에서 맨 처음부터 새로운 룰을 만들어 나가는 게 재밌게 느껴져서, 과감히 커리어 전환을 하게 됐어요.
Ribi, Finance Manager
전 직장에서 NFT를 런칭했는데 대박이 났어요. 저도 그때 NFT 민팅*을 하면서 코인을 교환해 보고 지갑도 만들어 보고 하면서 흥미를 느꼈습니다. 미래에 많이 쓰이게 될 기술이니까 초반에 익숙해지면 남들보다 유리하겠다고 생각했어요. 저처럼 파이낸스 경험과 암호화폐 경험을 함께 갖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유니크한 커리어도 쌓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요. 이런 경험과 생각들을 통해 수호에도 입사하게 되었어요.
- NFT 민팅* : 특정 작품이나 자산을 디지털 형태로 토큰화하여 블록체인상에 발행하는 것.
Daniel, Security Researcher
처음엔 단순히 돈이 엄청 많이 벌린다는 게 신기해서 2019년부터 블록체인 투자를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나도 한번 만들어 볼까? 라는 생각으로 개발 공부를 하기 시작했죠. 사람들이 투자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는 암호화폐 분석 서비스, 온체인 데이터 분석 서비스, 코인 백서를 쉽게 알려주는 서비스 같은 것들을 만들어서 여러 대회에서 상도 받았고요.

Q. 적응 과정이 궁금합니다.
Chacha, Community Product Manager
저는 원래 수호 카페 공간을 운영하는 포지션으로 들어왔고, 그전까지는 블록체인 투자 경험도 없고 DeFi가 뭔지도 몰랐어요. 그런데 입사와 동시에 수호 카페를 Web3 커뮤니티 공간으로 만들어 보자는 미션이 주어졌죠. 그래서 사내 블록체인 스터디도 열심히 참여하고 이 분야에서 경험이 많은 수호자들이랑 대화를 굉장히 많이 했어요. 덕분에 지금은 빠르게 적응하고 카페에 이어 다른 프로덕트의 기획을 맡게 되었고요. 특히 CS(Community Strategy)팀 Willy와 Jay의 경험이 도움이 많이 됐는데요. 두 분은 개발 쪽이 아니라 찐 Web3 유저로서 몇 년 동안 푹 빠져있었던 분들이라 유저의 패턴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요. 유저 관점에서 프로덕트를 고민하는 데 도움을 많이 주죠.
Jacob, Blockchain Core Engineer
블록체인 씬에서는 어제 맞았던 게 오늘은 틀릴 수 있어요. 굉장히 변화가 빠르고 새로운 게 많이 나오고 있다 보니 빠르게 캐치하는 능력이 중요하더라고요. 그런데 또 잘 정리된 자료가 많이 없어요. ‘이 책 하나면 블록체인 마스터!’ 이런 오피셜한 자료가 없는 거죠. 대신 트위터, 디스코드, 텔레그램 이렇게 세 군데가 Web3 3대장인 것 같아요. (+미디엄까지.) 그런 데를 많이 모니터링 하는 편이에요. 잘 파보면 고수들이 많이 있거든요. 구글이나 네이버에서 아무리 찾아도 안 나오는 정보가 트위터에 가면 10분 만에 나오기도 해요. 처음에는 커뮤니티에서 쓰는 은어나 그들만의 문화가 어려웠는데, 아예 제가 커뮤니티 구성원이 돼서 그들의 행동을 따라 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공감이 되기 시작했어요.
- Q. 아직 공감이 안 되는 부분도 있나요?
Web3에서는 밋업 같은 네트워킹이 굉장히 활발하고 사업적으로 큰 역할을 하기도 하는데, 아직 그런 문화는 제게 익숙지 않아요. 저는 엔지니어이기 때문에 늘 더 좋은 기술이 각광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어떨 때는 누구랑 친하다는 이유로 서비스가 확 뜨기도 하는 게 아직 완전히 이해는 안 되더라고요. 네트워킹에 참여해 봐도 항상 비슷한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아직 바닥이 좁기도 하고요.
Daniel, Security Researcher
저는 원래 Contract Developer로 일하고 싶었는데요. 블록체인 개발 공부를 하다가 스마트 컨트랙트* 보안을 접하게 되었고, 그 중요성을 깨닫게 돼서 Security Researcher로 전환한 케이스에요. 스마트 컨트랙트 보안에 새롭게 적응하기 위해 관련 CTF*를 싹 다 풀어보고, 대회도 참가해 보고, 수호에서 만든 보안 커뮤니티 MATZIP을 알게 돼서 활동하기도 했어요. 그러다가 수호에 입사까지 하게 됐죠.
- Q. 개발이 아닌 보안을 선택하는 데 망설임은 없었나요?
네. 모든 서비스는 보안 감사를 받아야 하는데 인력은 부족하니, 개발자보다 보안으로 기여할 수 있는 게 더 많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개발에 비해 보안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분야다 보니 더 흥미가 있었고요. 보안 기술을 아는 것이 결과적으로 개발에도 도움이 많이 된다고 생각해요. - 스마트 컨트랙트* : 블록체인 기술에서 사용되는 프로그래밍 코드로, 계약 조건을 자동으로 실행하거나 집행하는 디지털 계약. 블록체인상에 코드가 공개되며 공격자가 코드의 허점을 파악하고 공격할 수 있으므로 보안 사고에 대한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 CTF(Capture The Flag)* : 사이버세계에서의 공격방어대회(온라인 해킹대회).

Q. Web2와 Web3는 어떤 점이 다르다고 느끼시나요?
Chacha, Community Product Manager
다른 Web2 커뮤니티에 비해서 글로벌하게 모일 수 있다는 게 Web3 커뮤니티의 강점이라고 생각해요. 그만큼 각 커뮤니티의 문화도 굉장히 다양하고요. 예를 하나 들어보자면, FWB라는 DAO가 있는데 FWB 토큰을 일정 수준 이상 보유하고 있고 소개를 작성해서 선별된 사람만 들어올 수 있는 커뮤니티에요. 여기는 크리에이터 집단이기 때문에 각자의 창작 활동을 기반으로 페스티벌을 열기도 하고, 범세계적으로 서로의 창작 활동에 대해서 지원도 하고 있어요.
- DAO(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 : 특정한 중앙집권 주체의 개입 없이 개인들이 모여 자율적으로 제안과 투표 등의 의사표시를 통해 다수결로 의결을 하고 이를 통해 운용되는 조직.
Jacob, Blockchain Core Engineer
Web3가 좀 더 유저들하고 인터랙션이 많은 것 같아요. 제가 이전까지 만들었던 하드웨어 제품은 1년 전부터 스펙을 확정해 놓고 다 만들고 난 후에 유저들에게 공개했다면, Web3 서비스는 만드는 과정 속에서도 유저들이 참여하면서 시시각각 서비스가 바뀌곤 해요. 예를 들어 당근마켓 서비스가 리뉴얼된다고 했을 때, 결과물이 세상에 나오기 전까지 우리는 당근마켓 개발자들이 어떤 회의를 하는지 모르잖아요. 그런데 여기는 그렇지 않아요. 시장이 한 10배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유저들이 지금 뭘 원하는지 계속 소통하고 트렌드를 캐치하면서 서비스를 만들어야 하는 거죠.
- Q. 어떤 사람들이 Web3 서비스를 잘 빌딩 할 수 있을까요?
자기만의 철학이 확고하고 건전한 사람이요. 워낙 무분별하게 새로운 컨셉이 나와서 줏대가 없으면 휘둘리기 쉬운 것 같아요. 저는 Web3는 블록체인 기술로만 이루어진 게 아니고 철학, 금융도 결합해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래서인지 자신의 관점이 뚜렷한 사람들이 많고, 또 굉장히 관점이 다양해요. 누군가는 NFT가 미래라고 하고, 누군가는 쓰레기라고도 하죠. 이렇게 관점이 다를 수는 있지만, 누가 블록체인이 뭐냐고 물으면 자기만의 대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들이 다 찬양하는 특정 체인에 대해서도 자신 있게 Bull shit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하는 거죠.
Ribi, Finance Manager
Finance에 있어서 Web2와 Web3는 완전히 다른 분야인 것 같아요. Web3는 아직 안전장치가 하나도 없어요. 불과 30여 년 전까진 기존 금융권에서 실명 인증을 하지 않았던 것처럼요. 모두가 바로 사용하기에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직 회계적 사례도 많이 없고 법 제정이 안 된 것도 많아서, 최대한 비슷한 Web2 사례를 다양하게 참고해서 가이드를 만들고 적용하고 있어요. 그리고 훨씬 더 꼼꼼히 볼 수밖에 없죠.
- Q. 그럼 Web2보다 훨씬 더 어려울 것 같은데…
그렇긴 하지만 이런 경험이 생각보다 쉽게 할 수 있는 경험이 아니고, 이걸 해결해 나가는 게 다 제 경험치에요. 그동안 출판, 엔터테인먼트, 해외법인, 크립토 등 굉장히 다양한 산업군을 겪어봤는데요. 다양한 사례를 경험할수록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많아지고, 그러면 제 길이 더 넓어진다고 생각해 왔어요. 그래서 앞으로도 최대한 다양하게 경험하고 싶어요.

Q. Web3의 전망에 대한 생각을 말씀해 주세요.
Chacha, Community Product Manager
처음에는 탈중앙화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정말 많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여러 가지 일들을 겪어보니 쉽게 가능하진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만 진정성 있는 기업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투명하게 정보를 공유하면서 신뢰를 보여준다면 분명 계속 발전할 거라고 믿어요.
Jacob, Blockchain Core Engineer
저는 결국은 이게 무언가가 될 거라고 확신하는데, 그게 무엇일지는 확실하게 말할 수가 없어요. 인터넷이 처음 등장했을 때 사람들이 이게 페이스북이 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던 것처럼요. 하지만 이미 Web3에 사람은 많이 들어와 있고 기술의 이점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무언가 혁신적인 상품으로 세상에 큰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해요.
Daniel, Security Researcher
개인적으론 굉장히 유망하다고 생각해요. 기존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것이고, 그런 것들이 혁신과 발전을 이뤄낸다고 생각해요. 다만 아무리 좋은 기술이 많이 나와도 규제가 제대로 적용되지 않으면 상용화될 수 없기 때문에 규제가 잘 뒷받침해 주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Q. Web3 회사로서 수호는 어떤 곳인가요?
Jacob, Blockchain Core Engineer
Web2에 비해 Web3 회사를 선택할 때는 특히 더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Web3에서 아직 제도화되지 않은 부분들을 악용하여 부정적인 일을 저지르는 회사가 많이 있으니까요. 그런 회사들로 인해 Web3 생태계 자체가 대중들에게 부정적으로 비치기도 하고요. 반면 수호는 ‘지속 가능한’ Web3를 꿈꾸는 분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호가 Web3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고 믿어요.
Ribi, Finance Manager
수호는 소수를 위한 서비스가 아닌, 모두를 위한 서비스를 최종 목표로 하는 곳이에요. 가까운 미래에 암호화폐가 기축 통화와 비등한 영향력과 쓰임새를 가질 수도 있을 텐데, 수호는 지금부터 Web3 대중화라는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회사죠.
Daniel, Security Researcher
Web3는 제가 몸 담고 있는 보안을 포함해 DeFi, NFT, DAO 등 다양한 분야가 존재해요. 수호는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하면서, 다양한 Web3 분야에 도전하고 사업을 확장해 나가는 회사에요. 그렇기 때문에 다른 팀들과 협업하면서 여러 분야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요. 이런 기회 덕분에 더 많이 성장할 수 있는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Web3 커리어를 고민 중인 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려요.
Chacha, Community Product Manager
아직 여러 가지 허들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새로운 기회를 갈망하고 진정성이 있다면 분명 이전에 없었던 패러다임을 만들 수 있을 거라 믿어요.
Jacob, Blockchain Core Engineer
Web3는 개발자처럼 무언가를 만들어 나가는 사람들에게 큰 기회가 주어질 수 있는 곳입니다. 하지만 Web3 커리어를 고민하다가도 Web3가 부정적인 키워드와 많이 엮여있기 때문에 망설이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하지만 계속 질문하고 공부해 보시면 분명 Web3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이 생기고, 가능성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Web3가 뭘까?’에 대한 생각이 저와 조금 달라도 좋습니다. 하지만 이 기술이 세상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면 우리는 정말 멋진 걸 만들 수 있을 거예요.
Ribi, Finance Manager
아직 기반을 다지고 있는 사업군인 만큼 Web3로 넘어오는 것을 고민 중인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확실한 건, 관련 논의가 많이 이루어지는 만큼 사람들의 관심은 확실한 분야죠. Web3는 앞으로 더 다양한 분야로 확장될 겁니다. 남들보다 빨리 출발한 만큼 먼저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을 거예요.
Daniel, Security Researcher
새로운 도전은 언제나 나의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불확실성 혹은 기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꺼려질 수도 있지만, Web3라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다면 분명히 얻어가는 것이 많을 것이고, 세상에 없었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특히 수호에는 Web3에 열정이 많고, 유능하신 분들이 많기 때문에 이곳에서 web3.0 커리어를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아요 ;)
